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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오프라인 카페 창업 과정(2.1~6.1)

고등학생 시절 무역전문가의 장래희망을 가지고 동서대 국제통상학과로 진학했다.

새내기 때 누구나 그렇듯 알바하고 놀면서 하루하루 후회없이 보냈었다. 2학년 되기 전 군입대를 결심하여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입대하게 되었다. 609일간 똑같은 일과속에 생전 안해왔던 운동이랑 독서가 유일한 낙으로 버텼다. 전역까지 모은 군적금을 어머님께 드리고, 남은 돈으로 혼자 일주일간 서울 여행을 갔다왔었다. 무일푼으로 돌아와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갓 전역하면 생긴다는 자신감 하나만으로 지원해서 뽑히길 간절히 빌었다. 운좋게도 NGO 한국해비타트 에이전시에 취직 후 복학 전까지 영업직으로 일할 수 있었다.

전국으로 출장다니면서 경험도 쌓고 흥미도 있었지만, 사람을 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한 만큼 실적은 좋았다. 그렇게 2학년으로 복학 후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1년이 흘렀고,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의도치 않게 퇴사하고, 차라리 학업에 집중하고자 편의점 알바랑 병행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용돈이나 학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쉬지않고 했었던 거 같다.(전단지, 상하차, 식당, 뷔페, 피씨방, 당구장, 판촉, 복조리, 편의점, 술집 등등..)

졸업 후 무조건 코트라에 취업하자는 열망을 가지고 관련 분야 대회나 자격증도 따면서 꿈을 키웠지만 학년이 오를수록 취업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었다. 오로지 방법은 공부뿐이었기에 학부 1등을 하고, 2학년까지는 교내 모범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3학년엔 한국장학재단 경제 분야에 전국 상위 0.1% 장학생으로 선정되어서 4년 전액 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금전적인 부담을 떨칠 수 있었지만 토익도 부족했고, 사실 남들처럼 끈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취업 준비하려면 특별한 스펙이 필요했었다. 그래서 교내 비교과 프로그램과 창업동아리 활동을 끊임없이 참가했었다. 잠 줄여가면서 고생했던 1년 동안에 교내외에서 창업관련 공모전을 17회 수상하였고, 그간 얻은 경험으로 방학 때 온라인 쇼핑몰로 생활비를 마련할 겸 첫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공모전 상금을 모아 아주 작은 초기 자금으로 중국에서 아웃소싱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였지만, 그 당시엔 온라인 마케팅을 잘 몰랐기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내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욕심이 부족했었던 거 같다. 차라리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자 하는 생각이 나만의 "브랜딩"을 만들자는 동기가 되었다. 3학년 1학기 동안 브랜딩에 집착해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마케팅을 배우게 되었다. 3학년 2학기 중 부산시에서 주관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교육을 수료하고, 창업 대회에 수상하면서 e커머스비즈센터에 입주할 수 있었고, 수출에 대한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으로 2021년 초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농수산물을 활용한 반려견 식품" 아이디어로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1년 말에 마무리하고, 1인 스타트업이다보니 너무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었다. 그래도 사업을 포기하기엔 지나온 시기가 너무 아쉬워서 향후 계획을 세웠다. 아무 생각없이 동네에서 지나친 애견 케이크 가게가 생각나서, 나도 가게 창업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갑자기 알 수 없는 끌림에 1월부터 차근차근 오프라인 창업에 필요한 지식들을 유튜브로 찾아보았다. 아무런 대책없이 가게를 하겠다고 하니, 나 조차도 반신반의였지만 우선 뭐라도 실천해야했다. 반려견 식품 제조할 수 있는 레시피가 있었고, 자격증도 있어서 애견동반 카페를 기획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안전한 공간, 그리고 견주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면서 컨셉을 구상했다. 먼저 부동산을 정해야해서 부산의 중심가 인구가 밀집된, 부전, 양정, 전포동 일대를 직접 다 찾아보았다. 어플리케이션이 있는 좋은 세상이지만, 뭐든지 발로 뛰어야 얻는게 많은 법이다. 결국 찾은 매물은 전리단길 3층에 20평 남짓한 사무실 공간이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공실이었고, 수도, 전기공사를 새로 해야만 했다. 내가 가진 자본가지고는 전리단길 3층에 위치한 장소가 조건에 맞았다. 상권분석을 해봤을 때도 카페 테마거리로 유명한 이 곳이 마음에 들었다. 근데 무턱대고 계약하고 보니 오래된 건물이었고 누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사과정에서 난관이 많았다. 무작정 창업을 한다는 것도 지금 생각해보니 우스운 얘기다... 무엇보다, 나는 정부사업으로 시작했던지라 기관의 도움을 받아서 대출이 가능하겠다 싶어, 초기자금 없이 계약을 해버렸는데, 막상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공단 어떤걸 찾아봐도 내가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땐 정말 막막했었다.. 다행히도 부산인재평생진흥원에서 연계되어 부산시 창업특례보증을 받아 돈을 마련할 수 있었고, 소상공인 3무보증으로 대출 받을 수 있었다. 갚아나가야되는건 앞으로의 과제이고, 가게 창업이 투자금이 너무 크다보니, 덜컥 겁이나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금액이었지만 사실상 너무 떨렸고, 일정이 미뤄질 때마다 고정비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3월부터 시작된 인테리어 공사기간 동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기획 생산 마케팅 영업 혼자서해야 했고, 디테일한 요소가 있어서 주문제작까지 직접 디자인하였다. 마케팅 교육도 받으러 다니고, 인테리어 용품도 찾아다니고, 제품 구성, 판매가, 거래처 등등..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과정이 있었다.

그 중에서 당근마켓 덕분에 인테리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는데, 이 시대에 태어나 참 다행이었다. 특히 새로운 경험이다 보니, 매번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없어서 오로지 나만 믿고 계속 움직여야했다. 4월에 인테리어 관계자가 코로나로 인해서 시일이 또 미뤄졌고, 일정대로 추진해야 하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초조했었다.. 5월이 돼서야 인테리어는 마무리 단계였고, 예상보다 오래걸렸다. 벡스코 카페박람회에서 계약한 집기류를 다 3층까지 나르면서 설치를 끝마치고, 그제서야 필요한 인테리어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예산에 맞게 짜야하기 때문에 중고로 많은걸 구매했고, 5월 중순쯤에 가장 중요한 구청, 시청 인허가를 받으러 방문했다. 본질적으로 카페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식품접객업으로 등록하면서 영업허가증을 받았다. 사료제조업은 시설, 건물, 공간에 대한 법 기준에 따라 담당자분이 현장에 오셨을 때 시설을 공간 분리해야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그때 다시 가벽 공사를 진행하였다.

간절히 빌었다. 아무런 문제없이 허가받게 해달라고.. 그 때가 창업 과정중 가장 큰 고비였다. 이 시기에 스트레스로 한동안은 하루에 3시간 이상 잘 수가 없었다. 땀흘려 혼자 건물 청소하고 보수하면서 주변을 볼 때 지나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커플들을 보면 지금 내 나이에 이렇게 앞만 쫒아가다가 놓쳐버릴 청춘이 아깝다고 많이 느꼈다. 안타깝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와버렸기에 잠깐의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간다는 건 누구도 답을 알 수 없기에 불확실을 내가 증명해야만 했다.

이랬던 절박함 속에서 다행히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바로 반려견 식품을 제조해서 사료영양연구소에 검사를 맡았다. 6월이 돼서 결과를 농림축산과에 식품등록을 할 수 있었고, 이제 이 글을 적으면서 오픈 개시를 앞두고 있다. 어찌저찌 헤쳐나가는데, 그게 계속되면 무에서 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정말 우여곡절 끝에 생긴 '플루오' 탄생 이야기이며, 지금까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하고, '그것'이 무엇인지였다. 나한테는 반려견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 어린 시절 형편상 오래 키우지 못하고, 입양을 보냈었다.
어린 마음에 남아있던 추억이 떠올라서 주위에 강아지를 보면 행복하다는걸 느꼈고, 반려견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서, 끊임없이 관련된 공부와 반려동물 식품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접 식품을 제조하게 되어 건강을 돕는 식품을 만들고 있다.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이 과정 속에 3가지 힘이 있었다.
바로 '열정, 창의력, 실행력' 이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겼을 때 나중에 일어날 기대 효과를 떠올리는 것' 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조금 아이러니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본인이 똑똑하더라도 얻기 어렵다. 주변을 잘 관찰하고, 남들의 얘기를 잘 듣고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다음 단계인 실천 할 수 있는 것은 '나'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나만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 절실하게 '나'를 믿었던 덕분이다. 누군가와 경쟁하기 보다 자기 자신을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렵사리 지내온 기간들은 나만이 경험했지만, 현재는 도와주는 직원도 생기고, 주변 사람들과 더 나아갈 미래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갈 길은 멀어도 미래엔 쇼피와 아마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고, 국내 사료업계 1위 기업이 되기 위한 스타트는 '이제'부터이다.

100억 가치가 되는 그날까지 먼 훗날 진정성을 알아봐주시고 도와준 대표님들 그리고 기대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 친구들 꼭 보답할 것이다. 돌이켜보니 이 과정엔 있어야 할 감정이었지만, 너무 괴로운 적도 많았다. 고비가 찾아왔어도 결말은 행복했다. 우연히라는 건 없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면서 뭐든지 부딪혀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될지 안될지 망설이지 말고 그냥 시도 해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돈이 많다고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고, 사실상 겪어야할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꿈을 꾸라고 말하고 싶지만,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하지 않는게 맞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실천 덕분에 무자본에서 창업까지 상상만 했던게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이 글을 읽은 분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작은 과정들을 하나씩 증명해나갔으면 좋겠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 자신만은 꼭 믿으면서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화이팅!!💪🏻